기성 언론도 못할 일
대학 언론이 해내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대학 언론은 멈추지 않았다.
기성 언론이 놓친 특종 보도를 해냈고,
팬데믹 시대 생태계로서 대학에 주목했다.
총장 선거에 개입한 재단의 전횡을 고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발로 뛰는 취재가 쉽지 않았다. 학보사·방송국 건물은 종종 폐쇄되었고 기자·PD가 한곳에 모이는 일은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눈과 귀가 되는 대학 언론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올해 열두 번째를 맞은 ‘2020 〈시사IN〉 대학기자상’ 출품작 중에는 코로나19 시대를 돌아보는 보도가 많았다. ‘동물권’ ‘제로웨이스트’ 그리고 ‘온라인 수업 논란’ 등 2020년을 뒤흔든 감염병 사태의 영향을 대학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5개 부문(취재보도, 사진·그래픽, 방송·영상, 뉴커런츠, 특별상)에 총 224편이 응모한 이번 대학기자상은 1·2차 예심을 거쳐 18편이 최종심에 올랐다. 1월18일 〈시사IN〉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린 최종심에는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 전성관 한국PD연합회 회장,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이종태 〈시사IN〉 편집국장이 참여했다. 기성 언론이 놓친 소재를 발굴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보도물이 수상작으로 꼽혔다.

올해 수상작 가운데 새로운 시도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뉴커런츠 부문이 가장 눈에 띄었다. 서울대 〈대학신문〉은 전 세계 10개국 12개 대학을 섭외해 코로나19 속 대학 환경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취재보도 부문은 이화여대 〈이대학보〉와 조선대 〈조대신문〉이 공동 수상했다. 〈이대학보〉는 ‘성교육 강사’ 자격증을 발급하는 업체에 잠입 취재하고 부실한 교육 실태를 고발했다. 〈조대신문〉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달라진 선거법에 대해 대학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방송·영상 부문은 군에서 자살한 동문의 사건을 밀착 취재하고 병영 관리의 한계를 짚은 고려대 방송국(KUBS)이 받았다. 같은 분야 공동 수상자인 이화여대 방송국(EUBS)은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 대학 내 식생활 선택권 문제를 다뤘다.

대학 내 부당과 불합리에 맞서는 목소리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별상을 수상한 ‘서강대 언론사협의체’는 총장 선거를 앞두고 공동 취재팀을 꾸렸다. 서강대 대학 언론 〈서강학보〉 〈서강헤럴드〉 〈SGBS〉 〈서강TV〉가 모였다. 이들은 대학 재단의 총장 선거 개입을 포착하고 법인의 회계 기록을 파헤치며, 견제 장치가 없는 이사회의 권력 구조를 고발했다. 아쉽게도 대상과 사진·그래픽 부문 수상작은 없었다.

제12회 대학기자상 수상식

제12회 대학기자상 수상작

취재보도 부문

성교육 기획 - 이화여대 〈이대학보〉
김소진·김지원·이도윤·이예슬

부실 성교육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자 성교육 강사 양성 과정을 취재하고 관련 법안을 분석했다. <상>편에서는 기자가 성교육 강사 양성학원에 잠입해 직접 자격증을 취득한 과정을 담았다. 이를 통해 강사 양성학원의 '3시간 짜리 자격증 장사'가 부실 강사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하>편에서는 강사 양성학원이 부실 강사를 양산해도 이를 막지 못하는 현행법의 맹점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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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보도 부문

키워드로 총선 읽기 - 조선대 <조대신문>
황치웅·안용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대학'과 '청년' 그리고 '선거'를 주제로 취재했다. 첫 키워드 ‘18세’에서는 투표 가능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되었음에도 여전히 고등학교에서 선거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청년 정책'으로,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해 '학생이 제안한 청년 정책'을 수렴하고 이를 정당에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선거 결과 '압승과 참패'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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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영상 부문

군 집중조명 - 고려대 〈KUBS〉
박나리·이나영

군에서 자살한 같은 학교 학우의 사건을 접했다. 해당 학우 외에도 군대에서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은 청년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일련의 사건 이면에는 군에서의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군 자살 문제는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한다. 대학 언론사로서 이를 외면하지 않고 우리 세대의 문제로 제기하고자 했다. 함께 목소리 내는 또래 학생으로서 피해 당사자들에게는 위로와 지지가 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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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영상 부문

VEGAN, BEGAN! - 이화여대 〈EUBS〉
노채림·유호선

대학가에는 채식 열풍이 분다. 그러나 채식 수요가 급증해도 대학 식당의 식생활에 대한 선택권이 매우 좁다는 지적이 떠올랐다. 이화여대 방송국은 대학 환경의 문제만을 지적하기보다 다양한 실제 선진 사례를 제시하며 나아갈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미국 내 학교, 학생, 사회단체를 찾아가 학생들이 대학 내에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신념과 가치가 무엇일지에 대해 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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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커런츠 부문

대세계의 청년, 코로나19 속 대학을 묻다-서울대 〈대학신문〉
김규희·이현지·정인화·최서영·황예정

팬데믹 이후 전 세계 대학생들은 완전히 바뀐 대학과 맞닥뜨렸다. <대학신문>은 국제 온라인 컨퍼런스를 열어 전 세계 대학 학생회학보사와 함께 '코로나19 이후의 대학 환경'을 주제로 공론의 장을 만들었다. 10개국 12개 대학의 발표자들은 지난 학기의 사례와 함께 향후 대학의 코로나19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전체 컨퍼런스 내용을 영상으로 게시해 대학의 경험을 대중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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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 부문

위기의 서강-서강대 ‘서강대 언론사협의체’
금준수·김선우·김예찬·나광현·노지율·박세인·오한나·이시원·이주현·이지윤·전용범·전치현·정유빈·주현우·한영원·황동준·황지현

총장 선거를 앞두고 ‘총장내정설’ 등 법인과 재단의 개입설이 나왔다. 서강대 4개 대학언론은 공동취재팀을 구성하여 이에 대해 취재했다. '법인 책무성', '민주적 거버넌스', '권력 불균형' 총 3가지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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