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커런츠 부문

세계의 청년, 코로나19 속 대학을 묻다-서울대 〈대학신문〉

김규희·이현지·정인화·최서영·황예정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의 대학생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김규희 〈대학신문〉 기자(언어학과 18학번)는 막연하게 ‘학보사와 학생회에 물어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2020년 7월, 기획안을 썼다. 주간교수와 데스크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아니, 굳이 안 될 건 뭐지’ 싶었다. 그날부터 팀을 모았다. 이현지(경영학과 18학번)·정인화(자유전공 학부 17학번)·최서영(철학과 19학번)·황예정(미학과 18학번)씨가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교육환경 변화’를 직접 듣는 콘퍼런스를 기획했다. 네 개의 주제 ‘코로나19 속 수업’ ‘코로나19 속 평가방식’ ‘코로나19 속 학생 소통’ ‘코로나19 속 대학 행정’에 대해 줌(zoom)으로 이야기 나누는 방식이다.

대학과 교환학생 협정이 체결된 세계의 240개교에 메일을 썼다. 응답이 거의 없었다. 각 학교 홈페이지·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뒤져 메시지를 보냈다. 2000통 가까운 이메일도 보냈다. 북유럽권에서는 ‘여름방학 중’이라는 자동 메일이 돌아왔다. 중국에서는 일부 단어가 필터링되는지 메일이 수신되지 않는 듯했다. 공문을 요청하거나, 영어가 아닌 현지어로 응답이 온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전 세계 지도를 훑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콩고·인도·몽골 등의 대학에 연락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콘퍼런스 전날까지도 “과연 될까” 하는 자문이 이어졌다. 시차가 달라 콘퍼런스 시각을 착각하거나 갑작스레 연락이 두절된 경우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6일, 10개국(독일·덴마크·루마니아·미국·벨기에·스웨덴·스페인·파키스탄·필리핀·한국) 12개 대학의 학생회·학보사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무사히 개최되었다.

감염병 사태는 전 세계 대학생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다. 어디에서나 시행착오가 있고, 저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스페인의 세비야 대학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교수와 학생이 많아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장비가 없어서 도서관 컴퓨터를 학생에게 보내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 파키스탄의 라호르 경영대 학생들은 코로나19 시기에 ‘연결’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학생회·동아리 활동, 문화행사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가까운 이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비해 상담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김규희 기자는 필리핀 아테네오 대학의 제임슨 학생회장이 한 말을 강조했다. “똑같은 해일이 덮쳐도 각자 탄 배가 다르다. 누군가는 군함을 타고 있는 반면, 누군가는 스티로폼을 타고 있다.” 각 대학의 발제 영상은 ‘서울대 대학신문’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종이 매체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대학신문〉이 마주한 고민이다. 학내에 매주 1만3000부를 배포하지만 학생의 관심이 높은 편이 아니다. 뉴미디어부 개설을 제안한 김 기자는 대학 언론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역할이 지면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서를 넘나드는 협업을 바탕으로 인터랙티브·인포그래픽 기사가 쏟아져야 한다. SNS 및 유튜브 활용 등 온라인 지평을 더 넓혀야 한다.” 그는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대학 언론이 나아가야 할 모습을 한발 앞서 선보였다.

뉴커런츠 부문 심사평

생태계로서 대학에 주목하다

최지향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제12회 〈시사IN〉 대학기자상 뉴커런츠 부문을 수상한 서울대 〈대학신문〉은 코로나19가 고등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제 콘퍼런스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최종심에서는 “기성 언론사라 해도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을 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기획은 지금의 경험을 남겨 앞으로 나아갈 바를 모색해야 한다는 사명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해당 보도는 특히 생태계로서 대학의 기능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학생들은 대학 캠퍼스 안에서 서로 가깝게 접촉하며 공동체를 이루고 다양한 의견과 정보에 노출되며, 이에 대해 토론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시민으로 성장해간다. 소통 약화에 대한 문제 제기는 대학 언론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소통의 매개자로서 학보의 역할에 대한 고민으로 논의를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이다.

코로나19 시대에는 기존 질서를 뛰어넘는 새로운 상상력이 요구된다. 〈대학신문〉은 기존 상상력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를 보도했다.

따라서 형식이나 내용 측면에서 혁신적인 시도를 한 보도에 수여하는 뉴커런츠 부문상의 취지에 매우 부합하는 기획이라 판단해 수상작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