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

부산대는 한국의 호킹을 품을 수 있을까

부산대 〈채널 PNU〉
정윤서, 정수빈, 남승우, 양희승

2025년 3월, 한 새내기의 부산대 입학에 언론의 관심이 쏟아졌다. 희귀 근육병을 가진 이지성씨가 사회학과 25학번으로 진학하면서다. 침상형 휠체어에 의지하는 그를 두고 여러 언론이 ‘한국의 호킹’이라 불렀고 부산대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이 시기 〈채널 PNU〉 특별취재팀의 생각은 하나로 모였다. ‘지난 3년간 캠퍼스 배리어프리가 얼마나 나아졌는가.’ 2022년 〈채널 PNU〉에서는 기자들이 직접 휠체어를 타고 돌아다니며 캠퍼스 배리어(장벽) 지도를 제작했다. 이 보도로 제14회 〈시사IN〉 대학기자상을 수상했다. 137곳의 장벽들이 공론화되었다. 정윤서 기자(교육학과·21학번)가 보기에 달라진 것이 없었다. “캠퍼스가 ‘언덕의 언덕의 언덕’ 같은 곳에 있다 보니 비장애인도 이동할 때 힘들거든요.” 이런 부산대가 ‘한국의 호킹’을 품을 수 있을까? 후속 보도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이지성씨의 하루를 따라가봐야 했다. 등굣길부터 수업, 식사 시간까지 예상치 못한 난관들이 있을 터였다. 자칫 부담스러운 요청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지성씨는 흔쾌히 취재에 응했다. “촬영일에 비가 오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성씨가 ‘그럼 오히려 문제를 잘 보여줄 수 있겠다’고 하더라고요.” 정수빈 기자(무역학부·20학번)가 말했다. 취재에 앞서 일종의 ‘설명회’도 열었다. 취재 계획과 일정표를 정리한 PPT를 이지성씨와 활동지원사에게 직접 보여주었다. 당사자의 삶을 다루는 만큼 신중을 기했다. 정윤서 기자는 “사전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채널 PNU〉 특별취재팀은 4개월간 기획 취재를 하며 ‘모두를 위한 캠퍼스’를 질문한다. 이지성씨가 아니었다면 시작하지 못했을 기획이다. 그의 일상을 촬영한 양희승 기자(예술문화영상학과·21학번)는 “단순히 턱을 없앤다고 이동권이 확보되는 문제가 아니었다”라고 말한다. 건물에는 비를 막아줄 처마가, 문에는 스토퍼가 필요했다. 3년 전 배리어프리 기획 때보다 훨씬 디테일한 문제가 나왔다. 20분짜리 다큐멘터리 중 이지성씨의 이동 장면에는 컷 편집이 거의 없다. 남승우 기자(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22학번)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줌으로써 답답하고 불편한 상황을 독자들이 직접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라고 전했다.

보도 이후 반향이 적지 않았다. 기사를 본 사회대 학생회장이 캠퍼스 배리어프리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일부 장애인 화장실이 개선되고 강의실엔 통로가 마련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따로 있었다. 기사가 나간 후 이지성씨가 취재팀에 메일을 보냈다.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는데 장애인 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정윤서 기자는 가장 의미 있는 순간으로 기억한다. “흔히 배리어프리가 장애인만을 위한 특혜라는 인식이 있는데 문턱이 사라지니 모두가 편해졌어요. 이지성씨가 던진 질문에 계속해서 응답해가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 수상작 보기

‘부산대 배리어프리’ 기사 보기 : https://channelpnu.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37736
‘부산대 배리어프리’ 다큐멘터리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_lPbJxqlykc

취재보도 부문 심사평

부산대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유익한 기사

박영흠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배리어프리(barrier-free)를 다룬 기사들이 늘고 있다. 대학 언론에서도 관련 기획을 종종 만나게 된다. 반가운 일이고, 앞으로 더 많은 기사가 나오길 바란다. 배리어프리 기획은 까다로운 도전이다. 비슷한 내용과 형식이 반복되면 독자들은 진부한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독자의 주목도를 높이고 성찰을 촉구하는 새로운 시도와 스토리텔링이 늘 필요하다.

부산대 〈채널 PNU〉의 ‘배리어프리’ 시리즈는 취재진의 특별한 고민과 노력이 돋보이는 기사였다. ‘부산대는 한국의 호킹을 품을 수 있는가’라는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희귀 근육병을 앓는 중증 장애인 학생 이지성씨를 기사의 중심에 놓은 점이 돋보인다. 취재진은 강의실과 구내식당 등 캠퍼스 곳곳을 이씨와 동행하며 부산대의 배리어프리 실태를 면밀히 들여다보았다. 현장에서 발품을 팔아 길어 올린 팩트는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대학 언론은 본질적으로 커뮤니티 언론이지만, 좋은 기사는 커뮤니티 바깥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독자들은 교육부의 장애 대학생 지원 실태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부산대가 이렇다면 다른 대학은 어떻겠는가를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기사는 또한 특수차량 도입 지연과 행정인력 부족 등 구조적 원인을 파악하고 전문가 8인에 대한 인터뷰와 일본 와세다 대학의 모범 사례 취재를 통해 다각도로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부산대 구성원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유익한 기사였다.

〈채널 PNU〉는 2022년에도 ‘‘137곳 장벽들’ 배리어프리와 너무 먼 캠퍼스’ 기사로 제14회 〈시사IN〉 대학기자상 취재보도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일회적 소재로 소비하지 않고 지속적 관심 속에 장애인 이동권 이슈를 의제화하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