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하 기자(신문방송학 21학번)는 집이 경기도 용인이다. 빨간색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 광화문까지 가서 지하철로 갈아타는 것이 통학 루트였다. 지도 앱에 뜨는 예상시간은 1시간30분. 그러나 출퇴근 시간이라도 겹치면 집과 학교를 오가는 길은 한없이 늘어났다. 만원 버스에 서서 멀미를 참으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생각했다. “너무 힘들다.” 그리고 또 생각했다. “그런데 이거 기사 되겠는데.”
2022년 2학기, 대부분의 대학교가 대면 수업을 전면 재개하며 대학 주변에 방을 구하거나 기숙사 입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서강학보〉 사회부는 박주하 기자의 경험에 착안해 기숙사 제도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경인 지역 대학생들의 문제를 조명해보기로 했다. 김유정 기자(국어국문학 21학번)는 인천 청라에서 신촌까지 통학하는 학생을 동행 취재했다. 단순히 거리를 기준으로만 가산점을 부여하는 기숙사 선발 방식의 허점을 지적하기 위해 통학 시간에 비례하도록 수도권 지도를 재구성한 인포그래픽도 기사에 실었다. 이 인포그래픽에서는 경기도 포천과 인천의 일부 지역은 실제 지도상의 거리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다.
당시 사회부 부장을 맡았던 차의진 기자(신문방송학 20학번)는 “그 인포그래픽을 보면 좀 애틋한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기획과 취재는 사회부에서 했지만 편집국 전체 회의에서 각 아이템을 논의하거든요. 지도 아이디어를 낸 건 다른 부서의 기자였어요. 모두의 힘을 합쳐 완성했다는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강학보〉는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취재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그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것도 같았다.
〈서강학보〉의 ‘경인 지역 대학생, 기숙사 들어가기 어려운 이유 있었다’ 보도는 대학 사회에서 익숙한 기숙사 문제를 다루긴 했지만, 그간 논의되지 않았던 경기·인천 지역 대학생의 불이익에 집중했다.
참신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강학보〉는 경기·인천 지역 학생들이 비서울 출신 못지않게 통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각 대학은 기숙사생 선발 시 경인 지역과 서울 거주 학생을 동일하게 취급하거나 통학 거리는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직선거리만 인정하는 등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 보도는 기숙사생 선발 시 통학 시간을 고려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학 언론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대학 공동체 내의 중요한 이슈를 발굴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라고 생각해 높은 점수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