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제보였다. 부산대학교 교내에 ‘배리어(장벽)’를 조사해 만든 지도가 있는데 살펴보지 않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채널PNU〉는 캠퍼스 곳곳에 제보 번호(510-1919)를 붙여두는데 그 번호로 연락이 온 것이다. 제보자인 이건호씨(통계학과 17학번)를 만났던 김현희 기자(영어영문학과 20학번)는 “마스크로 가려진 입이 떡 벌어졌다”라고 회상했다. 경사 마감 부실, 단차, 유효 보도폭 등 휠체어 이동에 지장을 주는 장벽들이 부산대 내에 137곳에 달했다.
당시 편집국장을 맡아 ‘채국’으로 불리는 이채현 기자(정치외교학과 18학번)가 기획을 이끌며 제보에 살을 붙였다. 기자들이 직접 휠체어를 탄 채 캠퍼스를 돌아다녀보고, 교내 배리어 지도를 완성했다. 부산 지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앱을 개발한 단체도 취재했다. 그 결과물이 기사 5편과 〈채널PNU〉 유튜브 영상 시리즈 ‘C15Y(시티)’에 담겼다. 꼼꼼한 취재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학생 당사자의 목소리를 전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취재 내내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섭외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약 2만명이 다니는 부산대에서 장애인 학생은 2022년 1학기 기준 95명이다.
〈채널PNU〉는 부산대 학보사인 〈부대신문〉, 영자지 〈효원헤럴드〉, 부대방송국 PUBS가 통합해 지난해 3월 출범했다. 대학 언론의 위기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라는 타격이 더해지자 폐간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찾아왔다. 학내 언론 3사가 모여 새 길을 찾아보자는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학교에서도 운영간사 자리를 신설하고 행정 지원으로 뒷받침했다.
매체 특성도, 조직 문화도 다른 세 언론사가 〈채널PNU〉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탄생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통합 이전이라면 지용재(사회학과 20학번)·남승우(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2학번)·한승수(해양학과 22학번) 기자는 부대방송국 소속, 김현희 기자는 〈효원헤럴드〉 소속, 이채현 기자는 〈부대신문〉 소속이었을 것이다. 〈시사IN〉 대학기자상 수상이 더욱 뜻 깊은 이유다. 지용재 기자는 “〈채널PNU〉는 막 변화의 알을 깨고 나온 독수리(부산대의 상징)와 같다. 힘차게 날아오를 테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면서 파이팅을 외쳤다.
〈채널PNU〉의 ‘배리어프리’ 기획보도를 두고 심사위원들은 충실하고 짜임새 있는 보도라고 입을 모았다.
장애인 이동권이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상황을 반영하듯 학내 배리어프리 이슈를 다룬 출품작이 다수 있었으나 〈채널PNU〉의 보도는 그중 단연 돋보였다. 이 보도의 가장 큰 장점은 꼼꼼한 취재에 있다.
〈채널PNU〉는 휠체어 이용의 어려움을 일화적으로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내 시설을 샅샅이 살펴 단차(78개), 좁은 통행 폭(26개), 부실한 바닥마감(26개), 높은 경사(7개)로 인해 휠체어 이동이 어려운 지점 137곳을 특정한 후, 이에 바탕해 교내 배리어 현황을 지도로 그려냈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휠체어 이동경로 안내 앱 개발업체를 취재해 소개함으로써 장애인 이동권 해결 방안에 대해 고심했다는 점에서도 훌륭 평가를 받았다.